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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는 작업중

[안지의 방] 라이노 & RP 출력 샘플 구경하기

새로운 프로세스가 현장에 직접 적용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립니다. RP출력을 신기술이라고 얘기하기엔 좀 오래되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적용되지 않은 곳이 있는것 같아요.

3D프린터 상용화에 대한 기사를 읽었을 때의 감격스러움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지금 가정마다 갖고 있는 프린터는 모두 2D라고 볼 수 있죠. 평면에 출력되는 거니까요. HP사의 분석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는 가정에서도 3D작업물을 직접 출력할 수 있다는군요.

일반적으로 3D프린터가 얼마나 필요할 지는 모르겠지만 '만들기'가 취미인 사람은 대환영이죠. 물론 출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아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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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를 제작할 때 사용되는 프로그램으로는 라이노 세로스와 주얼캐드가 있습니다. 주로 라이노를 많이 써요. 주얼캐드는 학부시절 한학기 배웠고, 라이노는 제작년에 세달 배웠어요. 오래전에 배워서 그런지 주얼캐드는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는 묵주반지는 라이노와 RP를 통해 디자인의 다양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일반적인 반지의 경우반지 윗부분 장식을 제외한 링부분이 매끈하게 마감되어있기 때문에 원본이 하나만 있으면 되거든요. 다른 사이즈가 필요하면 반지 아랫부분을 잘라서 붙이면 되니까요. 근데 묵주반지는 링 전체를 돌아가며 묵주알이 붙어있기 때문에 보통반지처럼 원본이 하나만 있어서는 안되요. 사이즈별로 다 있어야 하는거죠. 반지호수가 1호부터 30호까지니까 일반반지의 원본은 30호,15호 2개 정도만 있으면 되지만 묵주반지는 적어도 원본이 15개 이상 있어야 해요. 한호수 정도는 반지 형태를 망가뜨리지 않고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한호수씩 걸쳐서 제작하면 됩니다. 그래서 어릴때 성물방에 있던 묵주반지들은 종류가 많지 않고 다 비슷했던거였어요.

작년말 RP회사 사원분께 출력기계에 대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출력재료는 레진, 왁스 둘 다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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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섬세하죠?
그러나 출력비용이 싸지만은 않기 때문에 간단한 부분은 직접 만들고 손으로 만들기 복잡한 부분을 라이노로 작업해서 RP로 출력하는 곳이 많다고 해요. 이를테면 반지 윗쪽의 장식만 출력하고 링 부분은 원래 가지고 있는 것을 쓴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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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출력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위해 얇은 선이 복잡하게 얽힌 형태를 제작한 것 같군요. 특히 에펠탑의 샘플 효과가 좋네요. 실물이랑 똑같은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저도 학부시절 샘플로 제작했던걸 하나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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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어 은색이 많이 변했어요. 가로x세로x높이 50x50x12 (mm) 입니다. 출력비가 30만원가까이 됐던거 같아요. 요즘은 이렇게 비싸진 않습니다.
제가 만든 샘플은 왁스를 아래에서부터 쌓아 올리는 옛날기계로 출력한 거라 비용도 고가이고 출력물도 깨끗하지 않아요. 최근에 나오는 출력기계는 광경화성 레진을 사용해 빛을 쏘아 위에서부터 굳혀나간다고 합니다. 날개샘플사진 아래에 있는 세개의 구가 서 있는 샘플처럼 거꾸로 기계에 매달려서 나오게 되는거죠. 적층두께도 0.25mm구요. 기계값도 억단위가 넘는다고 하는군요. 규모가 큰 대부분의 주얼리 회사들은 모두 출력기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이 3D출력을 원하면 파일을 종로3가에 있는 출력집에 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포털에 검색하면 많이 나올꺼예요.

컴퓨터와 기계덕분에 섬세하고 이쁜 다양한 주얼리들이 많아지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가 주지 못하는 감성을 손기술이 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문제작 주얼리를 찾으시는 분들이 계신것 같아요.

라이노 작업을 몇번 해 봤지만 결과물을 보면 손으로 만든 것과 컴퓨터로 작업해서 출력한 것이 생각보다 많이 다르답니다. 손으로 만져가면서 두께와 각도를 정하고, 줄질하면서 형태를 만들어가는 것이 치수를 기입해서 두께를 정하고 패스로 찍어가면서 형태를 만드는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나봐요.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읽었던 방망이 깎는 노인이 생각나는군요.

안지의 방 anjiroom.com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